2024년 1월 27일부터 상시근로자 5인 이상 모든 사업장에 중대재해처벌법이 적용됩니다. 50인 미만 사업장에 주어졌던 2년의 유예가 끝난 것입니다.
문제는 이 법이 "무엇을 하라"를 사업주에게 아주 추상적으로 말한다는 점입니다. 이 문서는 법률과 시행령 조문을 그대로 펼쳐 놓고, 5~50인 사업장이 실제로 무엇을 갖춰야 하는지 정리했습니다.
중대재해가 발생한 뒤에 처벌하는 조항(제6조)이 눈에 띄지만, 처벌의 요건은 제4조의 의무를 위반했을 것입니다. 평소에 의무를 이행하고 그 기록을 남겨 두었는지가 실제 쟁점이 됩니다.
우리 사업장이 적용 대상인가
법 제3조는 이렇게 정합니다.
상시 근로자가 5명 미만인 사업 또는 사업장의 사업주(개인사업주에 한정한다. 이하 같다) 또는 경영책임자등에게는 이 장의 규정을 적용하지 아니한다.
즉 상시근로자 5명 미만이면 적용 제외이고, 5명 이상이면 규모와 무관하게 적용됩니다.
| 구분 | 적용 여부 | 적용 시점 |
|---|---|---|
| 상시근로자 5명 미만 | 적용 제외 | — |
| 상시근로자 5~49명 | 적용 | 2024. 1. 27.부터 |
| 상시근로자 50명 이상 | 적용 | 2022. 1. 27.부터 |
| 건설업 공사금액 50억원 미만 | 적용 | 2024. 1. 27.부터 |
| 건설업 공사금액 50억원 이상 | 적용 | 2022. 1. 27.부터 |
무엇이 "중대산업재해"인가
법 제2조 제2호는 「산업안전보건법」상 산업재해 중 다음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결과를 야기한 재해를 중대산업재해로 정의합니다.
- 가. 사망자가 1명 이상 발생
- 나. 동일한 사고로 6개월 이상 치료가 필요한 부상자가 2명 이상 발생
- 다. 동일한 유해요인으로 급성중독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직업성 질병자가 1년 이내에 3명 이상 발생
"중대재해는 큰 사고에만 해당한다"는 오해가 흔합니다. 조문상 사망자 1명이면 곧바로 중대산업재해입니다. 작은 사업장에서도 얼마든지 성립합니다.
경영책임자의 의무 — 법 제4조
법 제4조 제1항은 네 가지 조치를 요구합니다.
- 재해예방에 필요한 인력 및 예산 등 안전보건관리체계의 구축 및 그 이행에 관한 조치
- 재해 발생 시 재발방지 대책의 수립 및 그 이행에 관한 조치
- 중앙행정기관·지방자치단체가 관계 법령에 따라 개선, 시정 등을 명한 사항의 이행에 관한 조치
- 안전·보건 관계 법령에 따른 의무이행에 필요한 관리상의 조치
이 중 제1호와 제4호의 구체적인 내용은 대통령령에 위임되어 있습니다(제4조 제2항). 그 대통령령이 흔히 말하는 "경영책임자 의무 9가지"입니다.
또한 도급·용역·위탁 관계에서도 제5조에 따라 같은 조치 의무를 집니다. 다만 시설·장비·장소 등을 실질적으로 지배·운영·관리하는 책임이 있는 경우에 한정됩니다.
안전보건관리체계 9가지 — 시행령 제4조
시행령 제4조가 법 제4조 제1항 제1호의 구체적 내용으로 정한 9가지입니다. 소규모 사업장 관점에서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 | 의무 | 5~50인 사업장에서의 의미 |
|---|---|---|
| 1 | 안전·보건에 관한 목표와 경영방침 설정 | 문서로 남겨야 함. 한 장짜리도 무방 |
| 2 | 안전·보건 전담 조직 설치 | 상시근로자 500명 이상 등에만 해당 — 소규모는 대상 아님 |
| 3 | 유해·위험요인 확인·개선 업무절차 마련 + 반기 1회 이상 점검 | 위험성평가로 갈음 가능 (아래 참조) |
| 4 | 필요한 예산 편성 및 용도에 맞는 집행 | 안전 인력·시설·장비 구비, 위험요인 개선 비용 |
| 5 | 안전보건관리책임자등에게 권한과 예산 부여 + 반기 1회 이상 평가 | 평가 기준을 미리 만들어 둬야 함 |
| 6 | 안전관리자·보건관리자 등 정해진 수 이상 배치 | 산안법상 선임 대상이 아니면 배치 의무도 없음 |
| 7 | 종사자 의견 청취 절차 마련 + 반기 1회 이상 점검 | 산업안전보건위원회·협의체 논의로 갈음 가능 |
| 8 | 중대산업재해 대비 매뉴얼 마련 + 반기 1회 이상 점검 | 작업중지·대피·구호조치·추가피해 방지 |
| 9 | 도급·용역·위탁 시 기준과 절차 마련 + 반기 1회 이상 점검 | 수급인 안전 조치 능력 평가기준 등 |
시행령 제4조 제3호 단서는 이렇게 정합니다.
다만, 「산업안전보건법」 제36조에 따른 위험성평가를 하는 절차를 마련하고, 그 절차에 따라 위험성 평가를 직접 실시하거나 실시하도록 하여 실시 결과를 보고받은 경우에는 해당 업무절차에 따라 유해·위험요인의 확인 및 개선에 대한 점검을 한 것으로 본다.
위험성평가가 중대재해처벌법 대응의 출발점인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산안법 의무를 이행하면서 동시에 중대재해처벌법 의무 하나를 채우게 됩니다. 위험성평가 실시 시기와 절차를 먼저 보시길 권합니다.
3·5·7·8·9호가 모두 반기 1회 이상 점검을 요구합니다. 즉 1년에 두 번, 이 다섯 가지가 제대로 돌아가는지 확인하고 그 결과를 남겨야 합니다. 점검을 몰아서 한 번에 처리하되 기록은 각각 남기는 방식이 실무적입니다.
처벌 수위
법 제6조와 제7조입니다. 수위가 상당히 높습니다.
| 결과 | 사업주·경영책임자 (제6조) | 법인·기관 (제7조 양벌규정) |
|---|---|---|
| 사망자 1명 이상 | 1년 이상 징역 또는 10억원 이하 벌금 (징역과 벌금 병과 가능) | 50억원 이하 벌금 |
| 부상자 2명 이상 / 직업성 질병자 3명 이상 | 7년 이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 벌금 | 10억원 이하 벌금 |
제6조 제1항은 "1년 이상의 징역"입니다. 상한이 아니라 하한을 정한 조항이라는 점에 주의하세요. 또 제3항은 형이 확정된 후 5년 이내에 다시 위반하는 경우를 가중 처벌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양벌규정에는 면책 사유가 있습니다. 법인·기관이 위반행위를 방지하기 위해 상당한 주의와 감독을 게을리하지 않은 경우에는 벌금을 과하지 않습니다. 평소의 이행 기록이 여기서 의미를 갖습니다.
재해 발생 후 교육 의무
법 제8조에 따라 중대산업재해가 발생한 법인·기관의 경영책임자등은 안전보건교육을 이수해야 하며, 정당한 사유 없이 이행하지 않으면 5천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됩니다.
5~50인 사업장이 지금 시작할 순서
9가지를 한꺼번에 갖추려 하면 시작을 못 합니다. 의존 관계를 따라 순서를 잡으면 이렇습니다.
- 위험성평가부터 — 시행령 3호를 갈음하고, 산안법 제36조 의무도 동시에 이행합니다. 사업 개시 후 1개월 이내 착수가 원칙입니다.
- 안전보건 목표·경영방침 문서화 (1호) — 위험성평가에서 나온 문제의식을 그대로 옮기면 됩니다.
- 예산 항목 만들기 (4호) — 위험성평가 감소대책에 든 비용이 곧 근거가 됩니다.
- 종사자 의견 청취 절차 (7호) — 위험성평가의 근로자 제안제도·아차사고 제보를 그대로 씁니다.
- 비상 대응 매뉴얼 (8호) — 작업중지·대피·구호·추가피해 방지 네 가지를 A4 한 장으로 시작합니다.
- 관리책임자 권한·예산 부여와 평가 기준 (5호)
- 도급 기준·절차 (9호) — 협력업체를 쓰는 경우에만
- 반기 점검 일정 고정 — 3·5·7·8·9호의 점검을 상·하반기로 못 박습니다.
위험성평가 하나를 제대로 굴리면 3호(직접), 4호(예산 근거), 7호(의견 청취), 그리고 2호의 목표 설정까지 재료가 나옵니다. 별개의 서류 아홉 벌을 만드는 일이 아닙니다.
정리
- 2024. 1. 27.부터 5인 이상 전 사업장 적용, 5인 미만은 적용 제외
- 중대산업재해는 사망 1명부터 성립
- 경영책임자 의무의 핵심은 시행령 제4조의 9가지, 그중 다섯 가지가 반기 1회 이상 점검을 요구
- 위험성평가를 하면 3호를 갈음하므로 여기서 시작하는 것이 효율적
- 사망 시 1년 이상 징역(하한형), 법인은 최대 50억원 벌금